상처제거 수술을 하고, 오른팔이 자유롭지 못한 생활을 계속하고 있다. 월요일부터는 회사에 계속 반팔을 입고 나간다. 사실, 긴팔도 들어가긴 하지만 아버지께서 말씀하시길 '휴가도 안주는 회사, 그렇게 불쌍하게라도(?) 보여라.' 라고 하신다. 뭐 어쨌든 작전은 어느정도 성공한 듯 하다.
요즘 KBS의 굿모닝 팝스를 꾸준히 듣고 있다. 오늘까지 본방 청취는 2주가, Podcast까지 합치면 5주 정도 되는데 지하철 안에서 시간이 너무 아까워서 듣던 아이팟 터치의 팟케스트의 GMP, 그러나 굿모닝 "팝스" 인데 팟케스트에는 아이러니하게도 팝송이 안나온다. 아마도 라이선스 때문에 그런 듯 하지만, 이점이 아쉬워서 아예 기상시간이 7시였던 것을 1시간 앞당겨서 6시로 당겨서 본방 청취를 습관화 시켰더니 정말 되긴 된다... 역시 사람의 의지란 대단하다.
무엇보다 GMP가 직장인에게 도움이 되는 이유는? 바로 "복습"에 답이 있다. 이게 하루에 배우는 양이 은근히 많은데, 1시간 동안 들으면 사실 크게 도움은 안된다. 하지만, 하루에 문장 3~4개와 단어 5~7개, 그리고 미국식 표현 한두개 정도를 배우게 되는데 이것들을 지하철에서 복습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여러가지 표현에 익숙해 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어차피 영어라는게 말하기/듣기/읽기/쓰기 아닌가? 그 중에 말하기의 연습을 하는 것이다. 아버지께서 항상 강조하셨지만, 커뮤니케이션의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 바로 대화가 아니겠는가. 아, 하루에 두개씩 365일 중 일요일만 제외하면 약 300일, 600개의 서로 다른 표현을 익히면 정말 내가 하고싶은 말의 표현은 쉽게 되지 않을까 싶다. 무엇보다 꾸준함을 기르고 향후에 본격적으로 공부를 할 때 영어에 대한 부담이 없으려면 꾸준한 접함은 기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날씨가 추워진다. 이런 날씨일수록 사람이 게을러 질 수 있는 나날들 이긴 하지만, 추위를 이겨내고 정신력을 단련하면 분명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좌우간 꾸준히 열심히!!
참고로 굿모닝 팝스는 KBS COOL FM에서 아침 6시~7시 까지 이근철과 존 발렌타인이 진행하는 영어회화 관련 라디오 프로이다.
11월 1일 끌로이와 나의 300일 anniversary가 다가온다. 계산해 보니 다다 음주 월요일이다. 여태껏 내가 끌로이에게 해준 것은 거의 물질적인 것 뿐.. 그리고 지금, 미국에 가있는 그녀에게 내가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군인(?)의 신분으로 해외여행이 자유롭지 못해서 내가 곁에 있어주지 못하는데, 그래도 무언가 특별한 것을 해주고 싶었다. 할아버지의 생신을 끝내고 상경하는 길에서 나는 내내 생각했다. 약속대로 애플에서 나온 멀티터치 마우스를 사줄까? 아니다. 그래도 무언가 특별한 것이 있어야 될 텐데 말이다. 잠깐 끌로이에게 마우스를 300일 선물이라며 언급했더니 급 삐친 기색. 역시, 이건 아니다.
11월 2일 11월 11일, 빼빼로데이도 다가오겠다.. 해서 평소에 끌로이가 먹고 싶다고 하던 설렁탕.. 대신 꼬리곰탕 인스턴트와 너구리 컵라면 그리고 몇몇 통조림을 보내주기로 했다. 철저히 큰 기업의 음식만 사용해야 하고 FDA사전심사를 거쳐야 한다고 한다.
저녁 8시, 대부분 사람이 퇴근한 지금 나는 사무실에 남아서 그녀를 위한 반찬들의 그람 수와 함량성분, 포장상태 유통기한, 그리고 제조사와 제조사 주소를 정리하고 있다. FDA신고에 필요한 절차라고 한다.아, 같은 종류로 사기를 잘했지. 안 그랬으면 밤을 샐 뻔했다. 서류는 총 5장이 나왔고 이걸 또 영어로 번역해야 한다나.. 하아 밤은 늦었고.. 일단 내일 하자.
11월 3일 FDA통관서류를 마저 작성해야지.. 했는데 우체국의 EMS프리미엄 서비스에 대행 서비스가 있다고 한다. 급히 우체국으로 뛰어갔는데 우체국 아저씨 왈, 물건만 주면 서류 안 써도 된다고 한다. 허허.. 어쨌든 몰래 물건을 보내야 하기 때문에 점심때에 약속 있다고 거짓말 하고 A4박스에 음식물을 담아서 포장해서 가져가려고 했으나, 대기인원이 많아서 실패.. 내일 가야겠다.
그나저나, 300일 선물은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오전 내내 생각해 보니 귀걸이가 예쁜 게 많다. 그런데 300불.. 비싸다. 그리고, 그런 선물은 기존에도 몇 번 했었다. 그리고 한 한 달 후면 기숙사에서 잠시 나가있을텐데 뭘.. 결국 꽃배송을 생각했다. 국내 업체에서 하는 꽃 배송 업체가 몇 개 있었지만 정말 너무나도 노멀한 그런 제품들 밖에 없다. 왠지 서비스도 불안하고.. 케이크를 같이 보내준다 하는데 케이크가 뭔지도 안 알려준다.
그래서 미국 쇼핑몰을 알아봤다. 처음에는 ebay를 살펴보았는데 우리나라 옥션처럼 왠지 신뢰가 안간다는 말이지. 찾다 찾다가 "best flower delivery" 와 비슷한 키워드로 구글링, 미국 gift 배송업체 중 Top 10리스트를 찾아서 그중 delightdeliveries.com 라는 사이트를 발견했다. 사실 케이크 제작 업체도 끌리긴 했지만, 사이트에 이미지가 안 나오고 뭔가 불안했다.. 오후에 계속 고민해서 결국 후보로 10개의 꽃을 골랐다.
11월 4일 오전 11시 40분쯤, 잠깐 나가서 물건을 보냈다. 통관을 잘 통과해야 한다기에 테이프로 꽁꽁 싸서 보냈다. 잘 가겠지..? 가격은 6만원 정도, 4kg이나 된다. 분명히 내가 쟀을 때는 2.5kg정도였는데.. 박스가 1.5kg나 될까?
식사 후에 다시 어제의 그 후보 꽃들을 정리했다. 다시 추리고 나니 남은 것은 3개. 평소 파란색을 좋아해서 파란색이 곁들여진 빨간 장미로 보내기로 했다. 무엇보다 투명한 꽃병이 같이 있어서 어디 위에 올려놓기엔 딱 맞으리라고 생각했으니 말이다.
주문 과정이 복잡하다.. 이 사이트의 약관을 잘 읽어보니 PO Box에는 배송이 불가라고 한다. School역시 배송 불가.. 아, 그럼 어쩌지? 내가 알고 있는 것은 PO Box 번호밖에 없는데.. 에잇, 일단 주문하고 보자. 그래서 주문을 하는데 막상 보니 생각보다 밋밋하다. 허전함에 Option으로 추천상품에 있던 초콜릿과 I Love you라고 써 있는 풍선을 골랐다. 이 정도면 괜찮겠지..?
주문을 완료하고 나는 구글 번역기로 "그녀는 기숙사에 살고, 나는 그녀가 손수 물건을 받길 원한다. 초콜릿은 괜찮은 제품으로 추천해 주길 바란다." 등의 내용과 언제 도착하는지, 운송수단은 무엇인지 등에 대해 번역해서 약 30분 동안 쇼핑몰의 Customer Service에 전화 해서 겨우 나의 의사를 전달했다. 힘들었지만, 이렇게까지 하고 나니 정말 많이 안정됬다. 100일, 200일 항상 섣불리 챙기다가 괜스레 마음만 상하게 했었으니 이번에는 정말 잘 챙겨주고 싶었는데 또 몸이 멀어져 있다 보니깐 계속 안절부절 못해 있던 것이다.
11월 5일 이후 나는 그녀에게 말하고 싶은 것을 참으면서 가까스로 참아냈다.
11월 9일 내일이면 그녀에게 선물이 도착한다. 벌써 7일 날 소포는 도착해서 인수를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하아, 조마조마 하다.. 꽃 배송이 내가 생각한 대로 잘 갔어야 되는데 말이다. 오후 1시에 배송이 된다고 해서 나는 끌로이에게 1시쯤 해서 배송을 기다리라고 했다.
11월 10일 새벽 4시 32분, 끌로이한테 연락이 왔다. 소포는 잘 받았는데 30분이나 기다렸는데 꽃 배송이 안 왔다는 것이다!! 아나.. 갑자기 화가 막 치밀어 오른다. 물론, 내가 의사소통을 잘못한 것일 수도 있겠지만 분명히 1시로 알고 있었는데.. 그래서 Express Delivery도 일부로 1.5불이나 주고 신청했는데 말이다. 끌로이에게 전화번호를 알려주고.. 일단 새벽이 일렀기 때문에 일단 취침.
새벽 5시 43분, 끌로이한테 다시 연락이 왔다... 아, 꽃을 받고 감동했다는 전화이다.. T-T 잠결에 정말 얼마나 나도 감동에 눈물이 핑 돌았는지 모르겠다. 정말정말 예쁘다고, 진심으로 감동했다는 그 한마디에 정말 9주째 앓았던 감기마저 날아가 버렸다. 이런 게 사랑의 힘인가.. 아아, 10일간 고생한 모든 것이 그녀에게 집중되는 순간이었다. 게다가 배송에 초콜렛이 고디바 초콜릿이란다. 끌로이가 가장 좋아하는 초콜릿이라는데.. 사실 나는 잘 모르니깐 추천해달라 한 것인데 이것을 매우 좋아해 주었다. 4년만에 먹는 것이라고 하던가.. 하아, 역시 인연은 인연인가 보다.. 하며 나는 다시 행복한 잠을 잤다. 10분 후, GMP를 들으려 일어났지만 말이다.
그리고 오늘은 온종일 끌로이가 행복한 하루를 보낸 것 같아서 좋다. 내가 보낸 음식을 친구들과 먹으며, 꽃과 화병의 꽃내음이 방안에 은은하게 나면서.. 내 마음 또한 하루종일 편안한 것 같았다.
이렇게 끌로이를 향한 또 한번의 이벤트가 끝이 났다. 내가 가장 크게 느낀 것은 그 동안 내가 그녀에게 얼마나 신경을 쓰지 못했으면 이렇게 간단한 선물을 보내는 데에도 이 고생을 하는가.. 이다. 평소에도 항상 신경을 쓰고 아무리 회사 등의 일상이 있다지만 그녀에게 조금이라도 집중했다면, 이렇게까지 고생하지 않았을텐데 말이다.
어쨌든, "있을 때 잘하자." "평소에 잘하자." 이게 나의 생각이다. 지금쯤 자고 있을 끌로이, 나의 선물을 받고 항상 기운 가득하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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